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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회고
    생각 2021. 12. 28. 00:56

    크게 한 건 없지만
    올해를 간단히 기록하는 의미에서 회고를 써봅니다. 

    홀로 상경하여 국비학원을 거쳐 스타트업에서 또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한 상태인데
    저와 같은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때 저와 같은 상황이었던 개발자분의 블로그를 보며 위로를 받던 저처럼,
    미약하지만 제 글도 이런 삶도 있구나 하는 기분으로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개발자로서의 나

    이직하기 전 회사에서 꽤 오랫동안 고착되어 있던 내 프로그래밍 실력,
    혹은 프로그래밍에 대한 가치관이 조금씩 의문이 들기 시작했었다.

    때마침 이직을 결심하고 이곳저곳에 이력서를 뿌리며 
    면접을 보기 시작하면서 개발자로서의 내가 얼마나 정체되어 있는지 깨달았다.

    빨리빨리 돌아가기만 하는 코드만 생산해 내다가 (그렇다고 그리 빠른 속도도 아니었다. )
    왜?라는 의문에 답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나는 머리가 아닌 손으로 코딩을 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이직을 준비하며 경력직이던 신입이던 5년 차 경력직을 구하던 2년 차 경력직을 구하던 
    그저 내가 원하는 포지션과 스택이면 무조건 이력서를 들이밀고 보았는데,
    그러다 보니 광탈당하는 경우도 숱하게 많았지만
    뜻밖의 좋은 기회가 오기도 하였다.

    우선 아직도 내 안에서 회자되는 면접은 당근마켓에서의 면접이었다.
    처음엔 당근마켓에서 내 이력서를 봐주기나 할까 하는 마음에 
    인기가 없을 포지션에 지원하고 큰 기대없이 다른 곳 면접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1차 면접을 지나 과제를 받고 과제 평가를 받게 되었는데 
    그때 지금 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다.
    이건 왜 썼나요, 의도가 있나요 하는 등의 당연히 있어야 할 이유를
    전혀 생각도 않고 그냥 이렇게 하니까 되던데요 같은 느낌으로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직접 깨달아야 할 부분이기도 했다. 

    아직도 생각을 하면서 코딩을 하는 버릇이 완전히 들여지지 않았다.
    그래도 요즘은 내가 생각해낸 경우의 수에서 운 좋게 정답이 걸려들면
    왜 이게 정답이 된 걸까 하는 고민은 잠시 해보려 노력한다.

    어찌됐던 최대한 본능적으로 코드를 치지 않으려고 한다.
    될 수있는 한 최대한 생각을 하며 왜 그렇게 될거라 생각하는지, 왜 이렇게 코드를 짤건지 생각하려한다.

    이렇다 보니 아무래도 내년 목표는 생각하며 코딩하기 이다.

     

    일과 삶의 경계

    이직을 하며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일과 삶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정신 차리다 보면 퇴근 시간이 훨씬 넘었던지, 자리에서 아예 일어나질 않는다든지 등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다. 

    아직도 나에게 맞는 재택 환경을 열심히 꾸려가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과 삶의 경계를 뚜렷하게 나누는 것이다.

    개발자로서 나는 일도 매우 중요하지만,
    퇴근 후 개발을 하지 않는 나로서의 삶도 굉장히 중요하다.

    나는 취미로 코딩을 하지 않는다.
    아마 취미로 코딩을 즐기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코딩은 즐겁다.
    그러나 코딩을 근무 외적으로 즐기는 타입은 아니다.
    또 나는 내 뇌 구조가 100% 코딩으로 가득 차지 않길 바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 삶을 오롯이 살기 위해서는 내 삶에서 코딩이 없는 순간도 소중히 하고 싶다.
    그래서 요즘 책을 읽을 때도 코딩과 관련 없는 소설을 읽는다 던지, 
    글을 쓴다든지, 그림을 그린 다든지 코딩 외적으로 내 삶을 조금씩 꾸려가고 있다. 
    이게 내가 오랫동안 코딩을 할 수 있는 방법일 듯하다. 
    코딩 일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기 때문에 오래오래 하고 싶다. 
    되도록 권태는 늦게 왔으면 좋겠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멀리하는 순간도 필요한 것 같다.

     

    이사

    상경한지 만 1여 년이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자기만의 방이 생겼다.

    서울에 와서는 이모 댁에서 약 3개월,
    그 이후로는 셰어하우스에서 1년 정도를 지냈다.

    상경했을 때 가지고 온 단 한 권의 책이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이었다. 
    나는 그만큼 내 방이 절실했던 것 같다.
    나는 이제 내 공간이 생겼고
    더더욱 활발히 창작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정말로 혹독하다.

    월세살이를 하는 중인데 연봉을 약 20% 올려서 이직을 했음에도
    그 20% 오롯이 월세로 나가는 바람에 내 지갑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다.
    마치 그냥 스쳐가는 금액처럼..

    하지만 집에 대해서는 타협을 하면 할수록
    그만큼 정신적 소모가 크니 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이 삶이 그리 나쁘진 않다.
    그래도 계약이 끝나면 경기도로 빠질 계획이다...

     

    이직과 결정의 순간

    이직은 위에서도 잠시 이야기했지만 또 할 수밖에 없다.
    올해의 가장 큰 이벤트는 이직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직한지 2개월 정도가 되었는데 ruby on rails에서 nestJs, typescript로 스택 변경도 되었으니 
    짧은 개발 경력 중 정말 큰 이벤트였다.

    나는 ruby on rails로 계속 커리어를 이어갈 줄 알았는데
    어쩌다 보니 다른 좋은 기회가 와서 nestJS를 하고 있다. 

    적응할 수 있을까, 나는 배우는 게 느린데 어쩌고,, 등등 고민도 많아서 
    꽤 오랫동안 불안했다.

    심지어 누군가에게 이직하면 ruby on rails 로 못하고 nestJs도 못하는
    어중이떠중이가 될 거라는 이야기까지 들어서 더더욱 불안했다.

    그럼에도 이전 회사에서의 정신적 소모가 너무도 컸던 바람에 약 3, 4주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이사하고 집에서 요양만 했다.
    그리고 공부를 하지 않고 입사를 한 나는 그대로 업보를 치렀다.

    nestJS는 어렵다. ..

    나처럼 아직 개발도 개발새발하고 있는 주니어는 더더욱 그렇다.
    또 js 도 제대로 공부해 본 적 없는데 typescript라니.
    그리고 역시나 마치 준비운동 없이 마라톤을 뛰는 느낌으로 매일을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계속해서 버틸 수 있고 버티고 싶은 이유는
    회사가 주는 좋은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CTO님은 너무도 좋은 멘토가 되어 주고 계시고,
    다른 개발자 동료분들과 협업하는 것도 좋다.
    다른 비개발 직군의 동료분들도 늘 에너지가 넘친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나 자신에게 화가 날 때가 더 많지만
    이게 보통의 개발이라면 난 좀 더 오래 하고 싶다. 
    내가 원하던 개발자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나 한다.

    살다 보면 인생의 갈림길에 서서 마치 잘못 결정하면 인생이 다 무너질 것만 같은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지레 겁이 나 타인에게 결정을 맡겨버리기도 한다.
    혹은 타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그 결정이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면
    탓할 사람이 없다.

    어찌 되었던 내가 결정하면 나라도 탓할 수 있다.
    탓할 사람 없을 바엔 나를 탓하는 게 더 낫다.
    성인이 되어서 좋은 점은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그 책임도 다 나에게 있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이 점이 나에겐 어떤 결정이 필요한 순간 더 기지를 발휘한다.
    부담이 덜어진다.
    차피 똥을 싸는 것도 나, 치우는 것도 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결정은 내가 하자.
    몇 없는 경험을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결과가 늘 나쁘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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